[그사람] 가난한 사람들의 종, 김하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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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 가난한 사람들의 종, 김하종 신부 SBS뉴스

길게 줄을 서서 한 끼의 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노인들이었다. 거의 말이 없었다. 웅성거림 같은 것조차 없었다. 배식이 시작되는 오후 두 시 이전부터 묵묵히 줄을 서서 도시락이 오기를 기다렸고 무표정하게 도시락을 받아 갔다. 지난 7일 찾은 성남 안나의집 노숙자 급식 장소인 성남성당 앞마당은 아무리 봐도 축제의 현장은 아니었다. 선의는 넘쳐나지만 밝은 기운이 지배하는 곳은 아니었다. 흥분, 활기, 신명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기묘하다 싶은 침묵이 지배하는 성당 마당에서 '안녕하십니까' '환영합니다' '맛있게 드십시오'라고 외치는 이 사람 목소리만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

성남 모란 시장 옆에 있는 성당 마당에서 매일 벌어지는 풍경은 그것을 신이 만든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물론 착한 마음을 가진 인간들의 합작품이라고 믿는 사람에게도 감동적인 모습이다. 이 사람의 판단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고 불안을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가 완전히 없어진 것도 아니지만 밥을 통해 사람 사이의 인정이 오가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이 메마르는 일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동시에 먹는 일의 엄중함을 일깨우는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 현장을 30년째 지키고 있는 사람, 김하종 신부를 만났다.1957년, 이탈리아 피안사노 지방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부지런한 농부였고 어머니는 신앙심이 깊은 분이었다. 어머니는 아이를 갖게 되면 사제로 만들겠다는 기도를 했고 이 사람은 마치 준비된 길을 가듯 신부가 되었다.

"안나의집 시작하고 초기에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돈 없고, 아는 사람 없고, 친구 없고…후원 부탁하는 팜플렛 들고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성남 은행동 쪽 공장 지역 돌면서 '저는 누구입니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하면서 오전을 보내고 열두 시에 안나의집으로 와서 그 당시에 직원 한 명 있었습니다. 둘이서 요리하고 밥 지어서 봉사했어요. 굉장히 힘들었어요.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나 도와주지 않으면 내일 문 닫을 거야. 당신이 문제야, 당신이 문제라고' 그때부터 예수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분이 많이 바쁘셔서 큰 소리로 이야기해야 해요. 협박해야 해요. 아니면 말 잘 안 들어주세요."

밥을 나누는 것 말고도 이 사람이 하는 일은 많다. 그중에 하나가 사망한 무연고 노숙자 장례식을 치러주는 일이다. 무연고 노숙자가 사망하면 자신에게 연락해달라고 성남시 관내 유관 기관에 부탁해 뒀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이 사람이 돌본다. 평상시에는 낡은 청바지에 주로 티셔츠를 입지만 무연고 노숙자의 장례식에 갈 때는 가장 좋은 신부 복장을 하고 간다. 가장 초라하게 죽은 사람이지만 가장 엄숙하고 존귀하게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말을 하면서 이 사람 눈자위가 갑자기 벌게졌다. 남의 고통을 직관적으로 느낀다는 이 사람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4. 어떤 힘이 이 사람을 버티게 했을까

이 사람에 대한 적잖은 기록을 살펴봤지만 친구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표현을 아끼지 않으며 찬사를 보내고 존경을 표시하지만 '나의 친구 하종'이라고 이 사람을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친구들이 많지 않다기보다… 저를 사랑하고 도와주시는 분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제 생활이 아침부터 밤까지 바빠서 친구들을 사귈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부족한 거 많아요. 저보다 훌륭하신 분, 잘하신 분 많아서 상을 받을 때 부담 느끼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상을 받을 이유는 단 한 가집니다. 우리 직원들이 잘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표라서 앞에 나서긴 하지만 상은 우리 직원들, 후원자들에게 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사람을 붙잡아 준 것은 이 사람이 믿는 절대자의 존재다. 때로는 이 사람 역시 의심스럽기도 하고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코로나 같은 것이 생겨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왜 선한 주님이 지금의 어려움을 단숨에 해결하지 않는 것인지 묻기도 한다. 이 부분은 말로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웠는지 자신이 페이스북에 쓴 글을 보여주었다."나 역시 많이 울었다. 나는 고통과 문제들을 네가 상상하는 것처럼 마법처럼 없애 주고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마법을 쓰는 것은 내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야. 하지만 난 너와 함께 걷고 있고 언제나 너의 곁을 지키고 있단다." 5. 책임은 내려놓고 순수한 봉사자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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