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이라도 을의 마음 헤아렸으면”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최훈씨가 자신이 쓴 의 표지를 보고 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에서 3년째 경비원으로 일하는 최훈씨는 자신을 영화 ‘갑질본색’의 조연이라고 생각하고 지낸다. ‘갑질’을 저지르는 주연들은 평범한 얼굴을 한 입주민들이다. 한 ‘주연배우’는 폐기물을 몰래 버리고선 수거료 3000원을 내야 한다는 최씨에게 “내가 버린게 아니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시시티브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마지못해 수거료를 내겠다고 하지만 거스름돈을 준비해오라는 심부름까지 시킨다. 다른 배우는 최씨에게 자신의 집 현관문 앞 위험 물질을 제거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위험 물질의 정체는 갈등을 빚은 이웃이 뿌린 소금이었다. 이사하는 집에 폐기물 처리 가격을 고지하자 ‘돈, 돈 거린다’며 육두문자가 돌아온 일도 있다. 갑질을 당하는 조연배우의 대사는 한마디 밖에 없다. ‘죄송합니다.
그 속에 내 감정이 들어설 틈은 없어요.” 최씨는 경비원으로 일하며 비로소 ‘을의 세계’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 노동자가 안전관리팀장에게 ‘퇴근 복장 감사합니다’라고 답한 것이 글자 그대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아닌 것을 이해한다. 그도 경비팀장에게 지적을 받으면 “옙, 시정하겠습니다”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예’라고 짧게 말해도, 또 말을 덧붙여도 안 되는 게 경비원의 ‘올바른 태도’다. 최씨는 과거의 자신이 투명 노동자들에게 배려라고 했던 행동이 우월한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행동이 아니었는지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있다. 그는 “몸이 낮아지니 눈도 함께 낮아지더라. ‘절대 을’의 자리에서 보니 몰라서 저지른 갑질이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라고 생각한 행동도 갑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SBS8news - 🏆 4.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kyunghyang - 🏆 14.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YTN24 - 🏆 2.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YTN24 - 🏆 2.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YTN24 - 🏆 2.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