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 부서진 젊음” 달래려 ‘아이들 있는 공간’ 만들어 추모 김용균과 한국발전기술에서 함께 일했던 이인구씨가 지난달 27일 전북 군산에 스스로 만든 산재 피해자 추모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예방 철저,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 더이상 죽이지 마라.” 전북 군산시 경암동 큰길가 낡은 2층짜리 상가건물엔 보라색 펼침막이 걸려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펼침막이 걸린 공간의 주인 이인구씨가 “우리 애들 있는 공간”을 소개했다. 50평 남짓한 공간에서 볕이 가장 잘 드는 방 선반에는 2018년 12월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씨를 비롯해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사진이 놓여 있다. 김용균이 좋아했다는 방탄소년단의 음반, 문송면이 가지고 놀 수 있는 프라모델과 드론, 문중원이 운동할 때 필요한 샌드백도 있다. “애들 심심하지 말라고 갖다 놓은 거예요. 여기가 제일 행복해요. 책도 읽고 애들한테 인사도 하고.
혼자 늦게 밥 먹는 게 안쓰러워서 밥도 같이 먹었다.” 김용균이 숨진 그날도 이씨는 김용균에게 장비 점검을 알려주기로 했다. 김용균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실종 사실을 인지한 지 5시간 남짓 만에 처참한 주검을 찾은 것도 이씨였다. “당황했고, 화가 났고, 슬펐다.” 경찰·고용노동부 수사, 특조위 조사를 받으면서, 사고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로 인해 마음의 병은 깊어졌다. “용균이의 젊음이 그렇게 허무하게 부서지는 게 용납이 안 됐다.” 이듬해 2월 장례를 치를 때까지 빈소를 지키며 그 죽음을 원통해했다.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조치가 끝나 이씨는 다시 출근했지만 컨베이어벨트를 보자 트라우마가 심해졌다. 산업재해를 신청해 지난해 12월까지 일을 쉬었지만, 연장이 안 되는 바람에 현재는 병가 상태다. 그동안 ‘일터에서 안전할 권리’를 위해 ‘활동가’ 못지않은 삶을 살았다. 서울의 김용균과 문중원 기수의 분향소와 천막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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