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파리 연구’ 유명 과학자가 “사이비” 비판···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창조과학회 “명예 훼손” 잇단 고소

이보라 기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와 창조과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와 창조과학회 홈페이지 갈무리

‘초파리 연구’로 잘 알려진 과학자 김우재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측과 창조과학회 측으로부터 잇단 고소를 당했다. 이 단체들은 김 교수가 자신들의 활동을 ‘사이비과학’이라 매도했다는 이유로 고소했다.

1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김 교수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와 이 학교의 조모 교수, 신모 교수, 창조과학회의 한모 회장으로부터 모욕·명예훼손 등 혐의로 지난 3월 잇따라 피소됐다. 김 교수는 지난 6일 서대문서, 9일 성북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는 명상단체 단월드 설립자인 이승헌씨가 총장인 학교다. 명상, 동양사상 등을 학문화한 곳이다. 창조과학회는 개신교 신앙을 바탕으로 창조론을 연구하는 학회이다.

이들은 김 교수가 언론에서 자신들의 활동을 ‘사이비과학’이라고 지칭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교수는 지난 4월2일 인터넷매체 뉴스톱 칼럼에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를 “사이비과학을 양산하는 조직”이라며 “사이비과학과 사이비역사학을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정도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돈 버는 법을 익힌 프로들”이라고 했다. 5월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의 논문 수가 많고 논문 주제와 연구 방식이 비과학적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 가서 ‘혈액형(+성격)’이라 치면 (이 대학) 논문들이 나온다. 논문 주제는 ‘사주팔자가 콜센터 직원의 직무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4월8일 한겨레에서도 같은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가 “사이비과학과 점술, 사주, 동양사상 등을 뇌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창조과학회도 유사과학을 연구하는 단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7년 9월11일 한겨레 칼럼에서 “개인적 신앙으로서의 창조과학은 존중한다. 하지만 타인과 사회에 해악이 될 수 있는 그 한심한 신념을 들고 공적 영역에 넘어오지 마라”라고 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 측은 17일 경향신문에 “김 교수가 자연과학자로서 교육학과 철학, 역사학, 뇌교육에 대해 지식이 없음에도 근거 없이 타 학문에 종사하는 학자들을 비난했다”며 “뇌교육은 이론적 체계가 정립됐고 연구도 많이 된 학문이다. 명상과 동양학도 마찬가지다. 김 교수가 수천년 전통문화를 무시해 학교 측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창조과학회 측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수사 중이라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창조과학과 혈액형별 성격론 등이 검증을 거치지 않고 공적 영역에 파고들어 국가적 피해를 양산하는 사태와 이들이 제도권 학자들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과학적 권위가 있는 듯 활보하는 행태를 방관해선 안된다”며 “사회적 책임을 지는 과학자로서 이런 현상을 목도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