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찾은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 군락. 햇볕을 받아 동녘의 억새밭이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11월까지 이런 장관이 이어진다. 간월재에도 최근 레깅스차림의 젊은 여성 등산객이 크게 늘었다. 백종현 기자
가을 한복판, 억새 산행에 나섰다. 목적지는 영남알프스다. 한국에도 알프스가 있다. 웅장한 산세, 수려한 풍경 덕에 붙은 이름이다.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겹겹으로 솟구쳐 있다. 영남알프스는 요맘때 가을이 가장 곱다. 하늘과 맞닿은 간월재 능선은 가으내 은빛 억새가 춤을 춘다.영남알프스는 크다. 울산 울주, 경북 청도 등 5개 시‧군에 걸쳐져 있다. 전국 억새 산행 1번지로 통하는 것도 이 막대한 몸집 덕분이다. 최고봉인 가지산을 중심으로 천황산‧신불산‧재약산‧영축산‧간월산‧고헌산 등이 병풍처럼 줄지어 있다. 영남알프스에만 대략 711만㎡에 이르는 억새 군락이 있다.
영남알프스 억새 산행은 코스가 여러 개다. 억새 능선을 따라 영남알프스를 한 바퀴 도는 하늘억새길만 해도 29.7㎞에 달한다. 취향껏, 능력껏 코스를 짜는 게 중요하다. 간월재는 영남알프스의 오랜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가을 억새철 영남알프스를 찾는 대개의 등산객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담아간다.간월재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울주군 상북면 배내고개 아니면, 등억온천단지를 들머리 삼는다. 거리는 멀어도, 배내고개 방면의 길이 좀 더 쉽다. 5.9㎞ 내내 임도를 따라 걷는다. ‘산린이’로 통하는 등산 초보들이 주로 선택하는 코스기도 하다. 등억온천단지 구간은 MTB 족에 성지로 통한다. 고불고불한 비탈길이어서 라이딩의 묘미가 엄청나단다.2시간의 지루한 오르막길, 그 끝에 간월재가 있었다. 33만㎡. 숫자로는 도무지 실감 나지 않았지만, 눈으로 직접 본 억새밭은 규모가 엄청났다. 능선 위로 죄 억새였다. 억새는 하나하나가 어른 키만 했고, 다들 은빛 파도에 파묻혀 가을 낭만을 누렸다.
평일인데도 산에는 등산객이 많았다. 아웃도어 룩으로 무장한 등산객 못지않게 레깅스 차림의 젊은 여성 등산객이 많이 보였다. 코로나 사태 후 젊은 등산객이 급속도로 늘었단다. 간월재 휴게소 매점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이곳의 인기 상품은 컵라면. 매점 관계자는 “요즘은 주말이면 하루 1500~2000개가량의 컵라면이 팔린다”고 전했다.이른바 ‘은화 마케팅’도 한몫하는 중이다.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인증자에게 기념품을 증정하고 있는데, 올해 6만5000원 상당의 은화로 상품을 변경하면서 신청자가 폭주하고 있단다. 2019년에는 완등 인증 자가 2789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월 현재 2만2583명이 완등 기념 은화를 받아갔단다. 정상석에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증하는 방식인데, 현재 약 6만 명이 참여 중이다.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등산 동호인 곽희경씨는 “이미 메달과 배지가 있지만, 은화 때문에 올해 다시 9봉을 완등했다”고 말했다.
다시 간월재로 내려오는 길. 어느새 해가 기울고 있었다. 억새는 빛에 민감한 피사체다. 역광에 비추면 은빛으로, 순광에 비추면 금빛으로 빛난다.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보다는 오전이나,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에 더 매력적인 자태를 뽐낸다. 간월재에 내려와 햇살을 정면으로 받으며 억새를 구경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하고, 느긋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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