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등 북부 지역에서 병력을 거의 모두 철수해 남동부 전선에 집중할 준비를 갖추면서 돈바스 전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전투를 총괄할 사령탑을 임명하고 징집을 통해 병력을 보충하며 전쟁의 2막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군 호송대가 동부 전선에서 진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8일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에서 행렬 길이만 13km에 달하는 장갑차와 대포 등을 실은 러시아군 호송대가 우크라이나 동부 벨리키 부를루크를 지나 남쪽으로 이동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고 CNN은 이날 보도했다. 벨리키 부를루크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 동쪽에 있는 마을로 러시아 국경과 인접해 있다.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은 CNN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엄청난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러시아군이 전쟁을 총괄할 첫 야전사령관을 임명한 것도 전쟁 양상의 변화를 예고한다. CNN 등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군관부 사령관을 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지형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유리했던 북부와 달리 돈바스 지역은 평원 지대여서 탱크, 장갑차, 전투기 등 대규모 화력을 보유한 러시아군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선 북부 지역에서처럼 숲과 강을 이용한 게릴라전을 펼치기도 어렵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남동쪽은 북쪽과 지형이 다르다. 훨씬 더 트여있고 기계화된 공격 작전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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