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주인공들의 재잘거림 영화 . 씨제이이엔엠 제공 한국 영화에서 청춘 남녀의 섹스가 진지하게 그려지지 않은 지는 좀 되었다. 지난 몇년간 가장 인상적인 섹스 신은 의 한 장면이었다. 변변한 가구 하나 없는 좁은 집에서 게임을 하며 장난을 치던 연인이 마음이 맞아 옷을 벗기 시작한다. 외투를 벗고, 웃옷을 벗고, 바지를 벗고…. 그러다 두 사람은 문득 멈춘다. 그러곤 멋쩍게 웃으며 옷을 다시 주섬주섬 입기 시작한다. 방을 데우기 위해 보일러를 틀 수도 없을 정도로 빈곤한 두 청춘이 냉골을 이기지 못하고 섹스를 포기한 것이다. 섹스 없는 섹스 신. 가 그리는 ‘섹스리스 청춘’은 물질적 조건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풍자였다. 그로부터 4년 뒤, 또 한편의 흥미로운 청춘 영화가 이곳에 도달했다. 독립영화 신에서 여자의 성과 연애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도발적 영화들로 주목을 끌어온 정가영 감독의 첫 상업 로맨틱 코미디 다.
‘로코’의 매력이란 그 뻔한 스토리를 채우는 두 사람의 끊임없는 재잘거림과 알콩달콩한 밀당, 그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아슬아슬한 성적 긴장감이고, 전종서와 손석구,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화학 작용은 동 장르 내 최상급이기 때문이다. 손석구의 박우리는 날카로운 눈매 속에 야생성을 품고 있으면서도 손을 내밀어 턱 밑을 조금만 긁어주면 쉽게 길들일 수 있을 것 같은 순한 남자다. ‘강아지 같은 무해한 남자.’ 정가영 감독이 손석구에게 주문한 캐릭터였다. 전종서의 함자영은 자신이 원할 땐 다가왔다가 욕구가 채워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기 자리로 돌아가 몸을 웅크리고 낮잠을 자는 고양이 같다. 그리고 이 고양이 같은 여자는 성적 에너지를 숨길 생각이 전혀 없다. 꼬리를 살짝 내린 남자는 꼬리를 바짝 올린 여자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너는 좀 야해.” 함자영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미소 짓는다. 이 장면은,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로코 역사상 가장 설득력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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