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방’도 11만명 넘게 찾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내놓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재단 제공 디자이너 김신혜씨 사무실 책상엔 레몬빛의 국보 반가사유상이 놓여있다. 지난해 11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파스텔톤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출시일에 맞춰 박물관에서 구매한 제품이다. 김씨는 “딱딱할 수 있는 문화재를 디자인적으로 재해석한 미니어처가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깊은 생각과 고민에 잠긴 반가사유상의 가느다란 반전 미소의 입꼬리를 보면서 ‘일에 치여 힘들 때도 마음 한켠에는 항상 여유를 잊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김씨처럼 곁에 두고 명상하며 숨 고르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탓일까. 19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2020년 10월께 출시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누적 1만1천여개 팔린 것으로 집계했다. 미니어처는 개당 4만9천원으로, 박물관 상품 중에서도 비교적 고가인 점을 고려하면 단일 상품이 1만개 넘게 팔린 것은 이례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반가사유상 굿즈’ 등의 해시태그로 책상 위의 반가사유상 ‘인증샷’이 수백여건 올라와 있다. 방탄소년단의 RM이 자신의 작업실에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놓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12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나란히 둔 ‘사유의 방’을 열면서 미니어처 추가버전을 내놓자 두달새 4천개가 팔렸다. 박물관에서 한 점씩 번갈아 전시했던 국보 78호·83호 반가사유상은 사유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상설전시관 별도의 공간에 같이 놓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유의 방은 이달 12일까지 두달간 11만5천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문현상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부장은 “전통적인 불상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다양한 색상을 출시해 젊은층에서 신선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올해 연말 외규장각 의궤 전시에 맞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같이 재밌는 상품을 또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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