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둘째 날, 현지 선장이 운행하는 낚싯배를 빌려 일행과 바다낚시를 나섰다. 선발대가 캠핑장 관리자에게 물어 현지 선장 에릭을 소개받아 예약을 해둔 터였다. 고깃배 4시간 운행에 약 250달러, 팁까지 해서 모두 320달러 정도를 지출했다.
어종은 시에라 매커럴. 고등엇과로 은빛 배에 푸른 등을 가지고 있다. 무게는 최대 5.5킬로그램으로 11월에서 5월 사이 많이 잡힌다. 이렇게 두어 시간 동안 시에라를 계속 잡아 올렸다. 가끔 해달이 다가와 배부른 낚시꾼에게 끌려오는 물고기를 중간에 낚아채 갔다.또 다른 어종은 농엇과인 그루퍼. 몸집 전체가 밝은 흙색인데 인상이 사납고 몸통은 돔처럼 두껍다. 갑각류나 작은 물고기, 문어를 먹는다고 한다. 1950년대 플로리다에서는 그루퍼가 물에 빠진 아이를 잡아먹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늦겨울과 봄에 많이 잡힌다. 캘리포니아만에서는 낚시하기 좋은 계절이 따로 없다. 사시사철 다양한 물고기가 잡힌다.멀미로 토하기 직전, 다행히 선장 에릭이 뱃머리를 돌렸다."옐로우테일! 옐로우테일!" 하며 내내 그놈을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두어 시간 만에 50리터짜리 아이스박스를 물고기로 가득 채웠다.
관광 도시를 제외하고 바닷가 마을은 매우 낙후해 있다. 낡은 합판 여러 개를 이어붙여 벽을 세우고 지붕을 얹었다. 한 판자촌 항구에는 남자 어부만 모여 살았다. 그들은 물고기를 잡아 냉장 탑차에 실어 보내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몇 해 전에는 어부끼리 싸움이 벌어져 한동안 조업이 금지됐다고 한다. 1990년대 미국 경기가 정보기술 산업 열풍과 연방준비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되살아나자 미국인들이 앞다퉈 바하 캘리포니아에 여름 별장을 지었다. 그중 한 곳이 바다 온천이 있는 뿌에르테시토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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