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아 짝퉁 착용 논란은 여러 가지로 기이한 현상이다. ‘프리지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기 패션/뷰티 유튜버 송지아는 그녀가 출연한 연애 리얼리티쇼 ‘솔로지옥’이 넷플릭스에서 세계 시청 5위에 오르면서 국제적인 스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의혹과 비난 속에서 17일 자필 사과문을 올린 후 25일 아예 활동을 중단했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나 볼 수 있는 급부상과 급추락이다. 그리고 그 추락의 원인은 다름 아니라 그녀가 ‘솔로지옥’과 유튜브 방송에 걸치고 나온 샤넬·디올 등 소위 ‘명품’ 브랜드 옷과 장신구 다수가 ‘짝퉁’이었다는 것이다.
버즈피드는 이것을 문화 차이로 보면서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말을 인용했다. “한국은 극도로 보수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은 격노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과연 버즈피드의 분석이 맞을까. 한국에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일부 정치인도 잘 살아남는데? 사실 이 독자들의 의견은 프리지아 논란의 핵심을 담고 있다. 그들의 말처럼 이 사건이 화제가 된 것은 그녀가 저작권 침해를 했기 때문보다도 그녀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0.1% 부자인 것처럼 행동했는데 생각만큼 금수저가 아닌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만당하고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사람도 있고 그냥 가볍게 비웃고 마는 사람도 있을 텐데 지금 한국사회에 전자의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사건이 커진 것이다. 한국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다음 글들이 그 현상을 요약해준다.“과하게 욕먹는 이유 이거 같음. 그냥 요새 우리나라 금수저 띄워주기 이런 거 너무 심해져서 프리지아가 타깃이 된 것 같음.”만약 프리지아가 연기나 노래·춤으로 명성을 얻은 배우나 아이돌 가수였다면 짝퉁을 걸쳤다고 해도 잠시 웃음거리가 되고 말 뿐 유명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활동의 존속 자체를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틴 베블런이 신랄하게 비판했던, 땀 흘려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유한계급과 그들의 과시를 위한 소비를 숭배하는 현실이다. 벤처 창업과 전문직이 각광받으며 계층 이동이 활발한 시기에는 ‘열심히 일하는 부자’에 대한 선망으로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이 상대적으로 힘을 잃곤 하는데, 지금은 유한계급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은 현재의 경제사회구조가 그렇지 못하다는 방증이다.지난해 11월 결혼한 패리스 힐튼.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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