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청년들을 밖으로 불러낸 이 맛

방치된 자전거와 게임에 몰두하던 청년들 모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다.

2021-09-24 오후 3:30:00

방치된 자전거와 게임에 몰두하던 청년들 모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다.

광주 에코바이크 23일 방치자전거 재사용센터 열어기부 받아 수리해 타고 다니며 일자리·자존감 찾아

기부 받아 수리해 타고 다니며 일자리·자존감 찾아 지난 23일 광주시 광산구 앰코로 35 ‘폭스존’ 건물 1층에 문을 연 ‘방치자전거 재사용센터’에서 청년들이 자전거를 해체해 수리하고 있다. 게임에 몰두하던 청년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건 자전거였다. 자전거 타는 맛을 알게 된 청년들이 방치된 자전거를 매개로 작업공간과 일자리를 창출했다. 자전거 활성화 시민운동을 펴고 있는 에코바이크(대표 김유귀)는 지난 23일 광주시 광산구 앰코로 35 ‘폭스존’ 건물 1층에 83㎡(25평) 규모의 ‘방치자전거 재사용센터’(이하 센터)를 열었다. 센터는 아파트 단지에 방치된 자전거를 기부받아 수리하거나 중고 자전거를 해체해 자원순환용으로 활용하는 일을 한다.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과 한국지방재정공제회의 ‘실행프로그램’ 공모에 일자리 창출 부문으로 선정돼 받은 2천만원이 종잣돈이 됐다. 센터 개설을 주도한 김광훈 에코바이크 사무국장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뜻에 공감해 건물 대표가 무료로 공간을 내준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광주시 광산구 앰코로 35 ‘폭스존’ 건물 1층에서 ‘방치자전거 재사용센터’ 개소식이 열린 뒤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센터 일꾼 김민하(19)군 등 5명은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자전거와 만났다. 이들은 ‘잡(Job)으로 고우(Go)’라는 직업역량강화 프로그램(4개월)의 8개 강좌 가운데 ‘자전거’를 선택했다. 이 강좌는 자전거를 올바로 타는 법부터 간단한 자전거 수리법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강좌 강사였던 김 국장은 “게임 등에 빠진 청소년들을 세상으로 끌어내고 싶었다. 자전거를 달릴 때만이라도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중고 자전거를 수리해 타고 다니도록 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자전거 타기에 묘미를 느낀 김군 등은 타고 다니던 자신들의 자전거가 고장이 나면 수리하기 시작했다.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에 ‘바이크-런’이라는 자전거 수리 작업장도 만들었다. 자전거 수리 명인 광주 화신자전거 김유비(75) 대표가 자전거 수리 기술을 지도하는 등 도움을 줬다. 김군 등은 중·고교에 찾아가 또래 친구들에게 자전거 안전수업을 하면서 자존감을 갖게 됐다. 센터 설립으로 판은 더 커졌다. 나부기 지도교사가 김군 등 19~22살 청년 직원 5명과 함께 센터 살림을 꾸려간다. 센터 개소식에선 의미 있는 협약식도 체결됐다. 광주시, 광산구,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아름다운가게 광주·목포본부, 첨단전환마을네트워크, 일곡전환마을네트워크, 광주에코바이크, 바이크-런,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등 9개 기관·단체가 방치자전거 수거·수리·보급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지난 23일 광주시 광산구 앰코로 35 ‘폭스존’ 건물 1층에 문을 연 ‘방치자전거 재사용센터’에서 9개 기관 및 단체가 협약식을 했다. 센터는 방치된 자전거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간단한 자전거 수리는 센터 청년들이 맡고, 값이 비싼 자전거 수리는 화신자전거 대표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다. 동네 주민들한테 방치된 자전거를 기부받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자의 이름으로 다시 기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못 쓰게 된 자전거는 그냥 버리지 않고 부품을 분리해 자원 순환용품으로 활용한다. 김 국장은 “광주엔 2만여대의 자전거들이 방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곳의 에너지전환마을 등과 협의해 방치된 자전거를 기부받아 수리하고 기부하는 선순환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맞춰 자전거 도로정비, 자전거 거점역 개편 등 자전거 수송 분담률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며 “방치자전거 재사용 센터가 민관협치와 환경문제 해결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최성욱 다큐 감독 제공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진실을 후원해주세요 용기를 가지고 끈질기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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