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가출자는 쉽게 검거될 수 있습니다' 이주여성용 교재 맞나요? - 경향신문

'무단 가출자는 쉽게 검거될 수 있습니다' 이주여성용 교재 맞나요? - 경향신문

'무단 가출자는 쉽게 검거될 수 있습니다' 이주여성용 교재 맞나요?

“오늘은 생리를 하는 날이에요.”“국제전화 너무 비싸니 전화 많이 안 하겠어요.” 벵골어, 베트남어, 몽...

10.9.2019

'무단가출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자녀 양육이 끝나고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고 나면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그때 필요하면 본인의 수입으로 친정을 도울 수 있다' 이주 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재의 내용이라는데 이상하지 않나요?

“오늘은 생리를 하는 날이에요.”“국제전화 너무 비싸니 전화 많이 안 하겠어요.” 벵골어, 베트남어, 몽...

“오늘은 생리를 하는 날이에요.”“국제전화 너무 비싸니 전화 많이 안 하겠어요.” 벵골어, 베트남어, 몽골어, 필리핀어를 쓰는 사람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에 담긴 내용입니다. 일상생활의 필수 회화로 구성되었다고 하는 이 한국어 교재의 시리즈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했다는 설명과 함께 부록으로 한국 생활에 필요한 상식도 담았다고 소개합니다. ‘한국 생활 중 아내가 알아야 할 점’이라는 제목의 부록에는 “무단가출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한국은 경찰청 범인 검거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무단가출자는 쉽게 검거될 수 있습니다” “자녀 양육이 끝나고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고 나면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그때 필요하면 본인의 수입으로 친정을 도울 수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요, 매우 이상하지 않나요? 또 “한국 남편은 이런 아내를 좋아한다”라는 항목에서는 “다정하게 말하고 애교 있게 행동하는 아내” “검소한 아내” “부모 및 자녀를 잘 부양하는 아내”라는 대목도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출판사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차별적 내용으로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하고 부록을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담은 교재가 문제가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2010년 국립국어원이 펴낸<결혼이민자와 함께하는 한국어>는 “그들은 더이상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의 아내이면서 어머니이고 동시에 며느리라는 점을 우리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발간사와 함께 “언니는 요리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나는 음식을 잘 못해서 남편에게 미안하다” “남편이 술 마신 다음 날 무슨 국을 끓여 줘요?” 등의 예문으로 이주여성을 가사노동에만 한정된 존재로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10년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문제가 된 교재<알콩달콩 한국어>같은 해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부부 공동학습 교재<알콩달콩 한국어>에도 “술은 한국 사회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문화 중의 하나라는 것을 이해하고 노력해 보십시오” “남편의 태도가 장소에 따라 다른 것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한국 남자들의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책의 ‘일러두기’ 부분에는 ‘남편이 가르치는 것을 전제로 구성되었다’는 설명도 있었는데요, 한국 문화라는 이름으로 가부장적 모습과 성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허오영숙 대표는 최근 문제가 된 한국어 교재의 내용이 “우리가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일반적 시선과 관련있다”며 이주여성 현장을 “한국사회의 성 불평등한 모습이 내재되어 집합적으로 표출되는 곳”이라 말합니다. 반복되는 이주여성 한국어 교재 논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은 무엇일까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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