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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세동기와 함께 90분간 힘차게 뛴 에릭센의 '심장'

심장마비를 이겨내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 다시 선 크리스티안 에릭센 (사진=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인간승리'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덴마크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 무대인 에릭센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1차전 튀니지와 경기에 등번호 10번을 달고 선발 출전했습니다.

덴마크 공격의 설계자 역할을 맡은 그는 전·후반 90분 내내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습니다.

후반 24분에는 전매특허와도 같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튀니지 골문을 겨냥했지만, 몸을 날린 튀니지 골키퍼 아이만 다흐만의 손끝에 걸렸습니다.

0-0으로 맞선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까지 모두 흘러간 상황에서 덴마크는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잡았습니다.

에릭센은 두 팔을 '엑스'자로 겹쳐 보이며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낸 뒤 코너킥을 찼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으며 결국 양 팀은 득점 없이 비겼습니다.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를 노렸던 덴마크는 승점 1점을 나눠 가지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대신 팀 공격의 출발점인 에릭센이 국제무대 복귀전을 건강히 치른 게 가장 큰 소득입니다.

지난해 에릭센을 갑작스럽게 멈춰 세웠던 그의 심장도, 사고 이후 첫 월드컵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힘차게 박동했습니다.

이날 에릭센은 팀에서 가장 많은 16개의 크로스로 공격 활로를 책임졌습니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핀란드전에서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고도로 훈련받은 의료진이 경기장에 대기했고, 덴마크 동료들의 응급조치도 완벽했으며, 종합병원까지 가까웠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쓰러진 직후에는 축구선수로 더는 뛰지 못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에릭센은 불규칙한 심장 심박의 페이스를 잡아주는 제세동기를 달고 그라운드에 돌아왔습니다.

그런 에릭센이 다시 축구화를 신은 이유는 바로 카타르 월드컵입니다.

그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정지를 겪고) 다시 뛰기 시작한 첫날,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그라운드에 돌아온 에릭센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덴마크 대표팀은 27일 도하의 구칠사(974)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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