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장관후보자 인선에 더불어민주당의 송곳 검증 방침을 두고 한 기자가 ‘민주당의 내로남불 발목잡기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장관 인사 때와 정반대 태도인 민주당에 윤 당선인이 당부하고 싶은 게 있느냐’고 질문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은 내로남불, 발목잡기’라는 특정한 프레임을 전제로 향후 제1야당이 될 정당을 향해 대통령 당선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기회를 주는 듯한 질문”이라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평가에 해당 기자는 별도의 반박이나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당선자가 지난 10일 오후 윤석열 정부 8개 초대 장관후보자를 발표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느냐’ ‘먼저 8개 부처를 발표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강병수 KBS 기자 질의에 “인선기준은 다른 것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이끌어주실 분이신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서 검증했다”며 “나머지 분도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내에 발표해드리겠다”고 답했다. 뚜렷한 인사의 기준을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 김규태 미디어펜 기자는 장관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는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윤 당선자에 질문했다. 김 기자는 “야당 동의없이 장관을 임명한 것을 세어보면,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 문재인 정부가 역대 가장 많았던 31번으로 추산되는데, 이 때문에 이번에 민주당이 문 정부의 7대 검증기준을 들고 나오면서 송곳 검증을 예고하니까, 일각에서는 내로남불 발목잡기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문 정부 장관 인사 당시와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에게 윤 당선인께서 특별히 당부할 만한 입장이 있을까요”라고 질의했다. 김 기자는 또 “민주당에 간곡하게 말씀하실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고위 공직의 인선과 검증의 기준은 국민들이 보시는 국민들의 눈높이와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인사권자를 상대로 인사가 제대로 검증이 됐는지, 납득할 기준이 마련됐는지 따져묻기 보다 송곳검증하겠다는 민주당(향후 야당이 될 정당)을 비판하는 질문으로 그에 대한 답변할 기회를 제공하는 듯한 질문을 했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층 기자회견장에서 8개 장관후보자 인 선관련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층 기자회견장에서 8개 장관후보자 인 선관련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갈무리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아직 검증 시작도 안됐는데, 민주당에 ‘내로남불’, ‘발목잡기’ 프레임을 전제로 한 시각에서 질문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런 특정한 프레임을 전제로 민주당에 당부하고 싶은 바를 (말할 수 있도록) 윤 당선자에 기회를 주는 듯한 질문이어서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변인은 “그 보다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인사 기준에 대해 더 적극적인 질의가 더 있었으면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기자는 별도의 반론이나 재반박을 하지 않았다. 김규태 미디어펜 기자는 이날 오후 5~6차례 전화통화 시도와 문자메시지, SNS메신저를 통해 질의했으나 연결되거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윤 당선자의 인사 자체의 문제나 의문사항 보다 상대당(민주당)을 비판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견해를 요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인사권자에게는 인사의 배경과 기준, 잘잘못 관련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이 언론의 감시와 견제 역할에 부합하는 질문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특정한 프레임을 전제로 윤 당선자에게 민주당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바를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듯한 질문이라 걱정이라는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입장에 어떤 견해인가’ 등의 질의를 했다. 이에 답변을 얻지 못해 기자가 ‘답변하지 않았다고 기사에 반영하겠다’고 하자 김 기자는 SNS메신저에서 “마음대로 하라”고만 밝힌 뒤 더 이상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규태 미디어펜 기자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1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장관후보자 인선 발표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질문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갈무리
▲김규태 미디어펜 기자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1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장관후보자 인선 발표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질문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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