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시아 제재 나비효과…러시아 관광객 6500명 태국에 발 묶여

박효재 기자
태국 유명 휴양지 푸켓의 한 해변에서 11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파라솔 아래 침대에 누워 휴식을 즐기고 있다. 푸켓|AP연합뉴스

태국 유명 휴양지 푸켓의 한 해변에서 11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파라솔 아래 침대에 누워 휴식을 즐기고 있다. 푸켓|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러시아 관광객 수천명이 태국 휴양지에 발이 묶였다. 러시아 귀국 항공편이 취소되고, 카드 결제까지 막히면서 러시아 관광객들의 귀국이 지연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전했다.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은 지난 11일 푸켓, 코사무이, 크라비, 파타야 등 휴양지에 머무르고 있던 러시아 관광객 약 6500명이 귀국 항공편 예약과 각종 결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상했던 일정보다 더 오래 머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2월 말 또는 이달 초 태국에 입국했으며 예정된 평균 체류 기간은 10일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지난달 말부터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세계 주요국 항공사들이 러시아행 항공편 운항 중단에 동참하면서 귀국 항공편 예약이 쉽지 않게 됐다. 태국 관광청은 “러시아로 가는 일부 항공편이 있지만 여행객들은 다른 나라에서 환승해야만 한다”면서 “당국은 이들을 위해 항공편 조정, 탐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에 본사를 둔 주요 항공사를 통한 러시아행은 여전히 가능하다.

비자, 마스터 등 대러 제재에 동참한 신용카드사를 이용하는 러시아 관광객들 또한 각종 물품·서비스 이용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체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태국은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계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를 통한 결제 혹은 현금 지급만 인정하며, 가상통화 결제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무급으로 30일 비자 연장을 제안하고 장기 체류자를 위해 저렴한 가격의 숙소도 알아봐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고 있는 푸켓 현지 관광협회는 호텔, 항공편 이용 결제에 가상통화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선언에는 참여했지만 러시아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 러시아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던 태국 정부의 전략이 대러 제재로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관광객은 지난달에만 1만7599명이 입국하면서 전체 입국자의 8.6%를 차지했다. AP통신은 태국이 어떤 동남아시아 국가보다도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따삭 수빠손 태국 관광청장은 방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해 올해 관광객 유치 및 수익 목표를 낮출 수도 있다”면서도 “관광산업은 여전히 태국 경제를 살리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올해 1조2800억바트(약 47조5136억원)의 관광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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