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꿀벌이 사라졌다…실종 원인 분석해 보니

<앵커>

지난해 말부터 꿀벌이 사라지는 이상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딸기 열매도 잘 맺히지 않고 있습니다. 꿀벌들이 계절을 착각했던 게 집단폐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하동의 딸기 농장입니다.

딸기꽃이 활짝 피어 있지만, 꽃을 옮겨 다니며 수정을 하는 꿀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우스 안에 놓아둔 벌통 안에도 꿀벌이 별로 없습니다.

꽃가루를 수정할 벌이 없다 보니 딸기 생육도 부진합니다.

[이차용/농민 : 이 열매는 벌에 의한 수정이 되지 않아 생긴 기형과입니다. 상품가치가 안 되기 때문에 따내야 합니다.]

600통의 벌을 키우는 이 농가는 250통의 벌통에서 꿀벌이 몽땅 사라졌습니다.

다음 달부터 꿀을 따야 하는데 벌 값이 배 이상 올라 올해는 꿀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

[정현조/양봉협회 경남지회장 : 양봉을 35년 했는데, 벌이 이렇게 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벌 값이 30만 원을 줘도 구하지를 못해요.]

피해가 가장 큰 경남과 전남은 60% 이상 꿀벌이 사라졌습니다.

국내 양봉 규모는 3만여 농가에서 270만 통의 벌을 키우고 있습니다.

꿀 생산량의 80%는 아카시아 꿀입니다.

꿀벌이 사라진 이유는 기후변화와 질병 때문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일시적 고온현상으로 남부지방에서 꽃이 피자 월동에 들어간 꿀벌이 계절을 착각해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온이 낮아져 집단폐사로 이어졌단 분석입니다.

또 꿀벌에 기생하는 천적 응애류와 꿀벌을 공격하는 말벌도 피해를 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용수/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 : 먹이 부족, 기상조건, 그리고 병해충 발생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겁니다.]

정부는 피해농가에 경영회생자금과 꿀벌 구제 약품을 지원하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꿀벌 관리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