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세상] 포켓몬빵 열풍..."20ㆍ30세대 힐링 방식"
송고시간2022-03-12 08:05
스티커, 중고거래에 고가로 등장하기도
전문가 "행복했던 과거 회상하게 해주는 수단"
(서울=연합뉴스) 진영기 인턴기자 = "근처 편의점 10곳을 돌았는데 포켓몬빵을 한 개도 구하지 못했어요"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 A씨
"어렸을 땐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151마리 모두 다 모아보려 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 B씨
지난달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SNS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11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포켓몬빵 해시태그(#포켓몬빵)와 함께 올라온 게시물은 2만 3천여 개에 이른다.
포켓몬빵 구매 열풍은 20~30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포켓몬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 수집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출시된 포켓몬빵의 스티커 디자인은 20~30대에게 생소한 최신 포켓몬이었던 것에 반해, 재출시된 포켓몬 스티커에는 '피카츄'처럼 그들에게 익숙한 포켓몬 151종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누리꾼들은 빵을 구하려 해도 재고가 없어 구할 수 없다며 물량부족을 성토했다. 일부 누리꾼은 '허니버터칩 품절' 사건을 언급하며 인기가 금방 사그라들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포켓몬빵을 구하려 편의점 네 곳을 방문했다는 김호준(가명ㆍ28)씨는 "포켓몬 스티커를 모았던 추억이 떠올라 포켓몬빵을 샀다"며 "초코빵을 먹었는데 맛은 예전과 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포켓몬빵 품귀현상으로 인해 포켓몬 '띠부씰'은 중고거래의 대상이 됐다. 포켓몬 스티커는 희귀한 정도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데, 일반적으로 개당 2천~4천 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희귀 포켓몬 '뮤'와 '뮤츠'가 그려진 스티커는 5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포켓몬빵의 편의점 판매가가 1천500원인 것과 대조적이다.
빵을 맛보기 위해 스티커가 없는 빵을 산다는 구매자도 눈에 띄었다. 한 구매자는 "동네에 재고가 다 떨어졌다"면서 "스티커는 필요 없으니 빵을 먹어보고 싶다"고 구매 게시물을 올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 포켓몬빵이 처음 출시됐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며 포켓몬빵을 '20~30대가 과거와 같은 소비 패턴으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현재의 고통을 잠시 잊고 힐링하는 방식'이라고 해석했다.
young7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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