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김건희 녹취록’ 캡처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지난 26일 조 전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조 전 장관은 수만명의 SNS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글을 올리기 전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인터넷을 검색하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지만 조 전 장관이 이를 확인하지 않고 올린 데에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작된 ‘김건희 녹취록’ 화면을 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작된 ‘김건희 녹취록’ 화면을 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이 대표는 “허위 게시물을 금방 내렸대도 다수가 게시물을 봤을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적 명예훼손을 당했다. 윤 후보는 선거 당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을 빙자한 보복성 인격살인이고, 수법도 매우 교활하다”며 “허위사실을 잠시 노출시키고 삭제해 고의가 없다는 식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24일 자신의 SNS에 “10-20대에 대한 김건희의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영상 캡처 화면을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게시물은 김씨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한 발언에 자막을 단 것으로, 김씨가 청년세대를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테면, 김씨가 “한국의 10대 20대들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너도 봤잖아. 진짜 웃겨. 저능아들이야 솔직히”라고 1020세대를 폄하했다는 내용이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하지만 이 게시물은 조작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18일 김씨 통화 녹음에 없는 내용을 조작해 인터넷에 유포한 네티즌을 고발했다. 이 네티즌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방송 화면을 캡처한 뒤 김씨가 1020세대를 모욕한 것처럼 자막을 조작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사진을 처음 만들어 커뮤니티에 게시한 네티즌은 지난 17일 여권 성향 커뮤니티 ‘클리앙’에 “흥분을 못 이기고 풍자 의도에서 그랬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김씨와 다른 분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사과했다.

조 전 장관은 25일 미디어오늘에 “누가 (사진을) 보내줘 올렸다가 가짜뉴스임을 확인하고 즉각 삭제한 후 (해당 게시물이) 가짜뉴스라는 기사를 대체해 올렸다”고 해명했다. 현재 조 전 장관 SNS에는 국민의힘이 조작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공유돼 있다. 허위사실을 담은 게시물이라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삭제하고 바로잡는 기사를 공유했다는 취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