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사태: 접경지 갈등 고조에 미군 8500명 경계태세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상황에 대비해 미군이 유럽에 배치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AFP/Getty Images

사진 설명,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상황에 대비해 미군이 유럽에 배치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군 8500명이 빠르게 배치될 수 있도록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행동 계획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접경지대에 10만 병력을 집결시킨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갖고 러시아 군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아직 병력 배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신속대응군을 가동하기로 하거나 "(러시아군과 관련해)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경우" 미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덴마크와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등 나토 동맹국은 동유럽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전투기와 선박 지원을 계획했거나 고려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이 최전방 방어 병력을 위해 지원한 탄약 등 90톤 규모의 살상용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동영상 설명, 우크라이나는 어쩌다 전쟁 위기에 처했나

전날 화상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뿐만 아니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후 "매우, 매우, 매우 좋은 회의였다"며 "모든 유럽 정상과 완벽한 만장일치를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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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대변인은 "(정상들이) 점점 심화하는 러시아군 도발에 맞서 국제사회가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에 따르면 정상들은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맹국은 전례 없는 수준의 제재를 포함한 신속한 보복에 나서야 한다"고 동의했다.

24일 존슨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급습을 계획하고 있다는 암울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경고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가 접경지에 60개 전투 중대를 배치했다는 정보는 매우 확실해 보인다"며 "러시아가 키예프를 함락시키기 위한 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이나 침공이) 파멸에 이르는 길이라는 점을 아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나토를 안보 위협으로 인지하고 있으며, 나토가 인접국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는다고 법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위태로운 문제는 나토 확장이 아니라 러시아군 도발이라고 지적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3일 현지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알렸다. 영국은 이미 대사관 직원을 우크라이나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수립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무부가 친러 인사로 지목한 인물은 예브게니 무라예프 전 우크라이나 의원이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바보 같다'고 일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측이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민은 지난주 스위스에서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가진 회담을 통해 갈등이 완화하길 바랐다.

하지만 양측이 외교적 논쟁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데 실패하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락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새로운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 회담에서 '솔직한'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지만, 긴장감은 완화하지 않았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 회담에서 '솔직한'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지만, 긴장감은 완화하지 않았다

지난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에서는 지원을 받아 영토 방어군을 구성했다. 이들은 키예프 습격 상황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영토 방어군에 자원한 의사 출신 50대 여성 마르타 유즈키브는 BBC에 "걱정이 되지만 저는 평화를 사랑하는 여성이고 전쟁이 시작되지 않길 바란다"며 "하지만 전쟁에 대비해 나라를 지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한 적이 있다. 이후 크림반도는 주민투표를 거쳐 러시아 영토에 병합됐지만,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이 투표를 불법으로 간주했다.

러시아 지원을 받는 반군은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약 1만4000명이 사망했으며 2015년 평화협정이 실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인 마르타 유즈키브는 영토 방어군에 자원했다
사진 설명, 우크라이나인 마르타 유즈키브는 영토 방어군에 자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