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비판에 “깊이 사과…동물 복지 관련 규정 조속히 마련”

오경민 기자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앞에서 드라마 촬영 중 말 다리를 묶어 넘어뜨려 말을 죽게한 한국방송공사 제작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앞에서 드라마 촬영 중 말 다리를 묶어 넘어뜨려 말을 죽게한 한국방송공사 제작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장면 촬영에 동원된 말이 죽어 동물학대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KBS 측은 사과문을 내고 동물 복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24일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앞서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권 단체는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태종 이방원>에서 동물 학대로 의심되는 장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장면은 지난 1일 방영된 것으로, 이성계 역이 낙마하는 장면을 담았다. 말은 머리부터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동물자유연대는 다음날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을 통해 촬영이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앞으로 넘어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점이 드러났다. 영상은 고꾸라졌던 말이 다시 일어나지 못한 채 끝난다. KBS에 따르면 촬영에 동원된 말은 촬영 일주일 쯤 뒤 사망했다. 동물권 행동 카라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드라마 촬영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지난 2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말 학대는 동물학대 행위로 마땅히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방송을 위해 동물을 소품처럼 이용하는 행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사항”이라며 “KBS는 촬영 시 동물에 대한 안전조치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영상 및 미디어 동물 촬영시 제작자 등 준수해야 할 영상제작 동물복지기준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3일만에 13만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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