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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레미콘업계 40년 종사자 "창피하고 죄책감 들어 제보"

입력 2022-01-19 19:45 수정 2022-01-19 22:50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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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오대영


[앵커]

결국, 업체들의 '비용 절감'에 노동자들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짓밟히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오래된 '부패 관행'을 제보해주신 분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저희가 음성을 변조해서 전화 연결을 한다는 점,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와계시죠? 우선, 제보 감사드립니다.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네, 감사합니다.]

[앵커] 

레미콘업계에서 40년 가까이 일하고 계신데 이렇게 제보를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부터 들어볼까요?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저는 이쪽 분야에 한 35년에서 37년 가까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이번 광주사건을 보면서 그쪽에 종사하는 사람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창피하고 참 60~70년대 저 후진국에서나 일어나야 할 일이 대한민국 우리나라 땅에서 났다는 게 너무 창피하고 참 죄책감이 들어서 제가 레미콘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조금이라도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시청자들은 콘크리트를 물과 시멘트 또 모래, 자갈 정도를 섞어서 만든다고 알고 계실 텐데 품질 미달 콘크리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요즘은 옛날 80년도쯤에는 강모래를 주로 썼는데 거기서 이제 토분이라는 건 쉽게 말해서 흙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런데 자갈이든 모래든 이 토분이 섞이게 되면 함량에 미달이 되게 돼 있어요. 적정량은 마이너스, 플러스가 있지만 그 이상이 들어가면 안 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거의가 사내에서 마사라는 흙을 파내서 모래로 쓰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토분이 섞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토분이 기준품보다 많이 들어가게 되면 제품이 떨어지게 돼 있죠.]

[앵커] 

시멘트의 양을 줄이는 방식도 쓴다면서요?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그거는 이제 옛날에는 수동으로 했지만 요즘은 다 컴퓨터 방식으로 딱 세팅을 해 놓게 되면 예를 들어서 2호에 270에 15점 이렇게 하면 2호라는 거는 자갈 크기를 말씀드리는 거고 27이라는 건 시멘트 강도를 얘기하는 거고 15라는 거는 슬럼프를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세팅을 해 놓으면 그대로 해서 딱 찍혀서 해서 납품사에 찍혀 나가요. 그런데 실제는 수동으로도 그걸 얼마든지 조작을 하게 돼 있어요, 그게.] 

[앵커] 

자동으로 설정된 걸 수동으로 바꿔서 조작을 한다, 이 얘기인데. 검사할 샘플 차량을 미리 알려주는 문제도 고발을 하셨는데 그뿐만 아니라 레미콘업체에 가서 하는 사전검사도 건설사가 미리 알려준다. 이건 어떤 상황입니까?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샘플 부분은 예를 들어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을 싣고 현장에 납품하러 갈 때 공장에서부터 이 차는 샘플입니다 하고 알려줘요. 그러면 현장에 가면 레미콘업체에서 나간 실험기사 입회하에 현장기사 입회하에 그 샘플을 채취를 해요. 그러면 샘플이라는 건 무작위로 해서 빼야 되는데 여기서부터 나갈 때부터 해서 몇 번째 차 샘플입니다 하면 그 차를 뜨게끔 현장에서 이쪽에서 나간 레미콘업체에서 유도를 해서 그 차를 뜨게 되죠. 그럼 그 차는 결론적으로는 정상적으로 나간 제품이라고 보면 돼요, 그 차는. 시멘트도 규격에 맞게끔.]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면 정상적인 제품을 실은 차를 미리 알려주고 그게 검사받도록 돼 있고 나머지 차는 그렇지 않은 불량 콘크리트를 담은 차들이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다, 그런 구조다라는 말씀이네요.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레미콘업체들은 그런 식으로 많이 편법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건설사와 레미콘업체가 서로 짜고 레미콘의 양을 부풀리고 또 뒷돈을 주고받는 문제 이것도 심각해 보이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그게 이제 뭐냐 하면 예를 들어서 아파트를 한 판이라고 그래요, 저희는 한 판. 1층에서 15층까지 치게 되면 예를 들어서 7층을 치게 되면 그걸 한 판이라고 그러거든요. 대개 보면 평균적으로 한 250m에서 350m, 300m 거기 왔다 갔다 해요. 평균적으로 300m라고 하면 한 50대 정도 돼요. 레미콘 차량이 1대가 6m니까 한 50대 정도 되죠. 그러면 그거를 실제 나가는 양은 50대인데 10대를 오버를 해요. 우리들은 용어를 가라 송장이라고 하죠. 그 가라 송장을 끊어서 현장에 다 나가는 거죠. 실제는.]

[앵커] 

송장을 조작하는 거군요.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그러니까 실제로는 50대가 나간 건데 60대가 나간 걸로 되겠죠.]

[앵커] 

그러면 그렇게 뒷돈을 챙기면 건설비가 올라가지 않습니까?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당연히 분양가가 올라가겠죠.]

[앵커] 

분양가가 올라가는 거죠, 그러면.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올라가서 결국은 입주자한테 부담이 가는 거고 그 돈은 결론적으로는 건설사에서 어떤 식으로 쓰겠죠.] 

[앵커] 

그러면 그동안 업계에 계셨으면 이런 문제를 공론화한다든지 아니면 수사기관에 고발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습니까?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제가 젊었을 때는 그런 거를 사진까지 찍어서 이렇게 하고 다 해서 제가 많이는 아니어도 한두 번 정도는 모 기관에 한 적도 있어요. 해서 이게 제 음성이 나가서 제가 상당히 곤욕을 치른 적도 있고. 그래서 그거를 다 포기를 하고 이제 다 내 일이 아니니까 나 하루하루 먹고사는 데 여념을 해서 이렇게 생활을 하다가 해 왔는데 최근에 너무 광주사건을 보고 너무 참담해서 조금이나마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어떤 레미콘업계의 비리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보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19일) 제보가 헛되지 않도록 저희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취재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레미콘업계 내부고발자 : 감사합니다.] 

[앵커] 

노동자의 안전 문제와 또 시민들의 분양가 상승에 따른 피해 문제까지 엮여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취재해서 보도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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