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창문 밖 총소리 견뎌"...8일 만의 무사 귀환

"호텔 창문 밖 총소리 견뎌"...8일 만의 무사 귀환

2022.01.14. 오전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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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알마티 도착한 항공편, 소요사태에 계류
발 묶인 항공편 승객들, 인근 호텔로 겨우 대피
호텔 불 끄고 대피…"창밖 총성에 극심한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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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정부 유혈 시위로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제공항에 묶였던 아시아나항공편이 8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공항 근처 호텔에 대피한 승객들은 창밖에서 총에 맞아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며칠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던 지난 5일.

알마티 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공항까지 난입한 시위대로 발이 묶였습니다.

승객들은 공항버스를 타고 가까스로 격납고에 몸을 숨겼습니다.

[이동현 / 알마티발 귀국 승객 : 급하게 공항순환버스를 타고 4km 정도 공항 끝으로 급하게 전속력으로 이동했어요, 차가 부서질 정도로.]

이튿날에도 항공편이 뜨지 못하자 승객 일부는 인근 호텔로 대피했습니다.

알마티를 빠져나가기 위해 공항을 찾은 승객들도 시위대에 밀려 호텔로 피신했습니다.

[고원기 / 알마티발 귀국 승객 : 원래는 5일, 6일에 출국하려고 했죠. (공항에) 갔다가 시위대 들이닥쳐서 호텔로 피신하고 그랬죠.]

이들은 밤에도 호텔 불을 끈 채 재외동포와 영사관 직원들이 제공하는 음식으로 대피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창밖에서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는 참혹한 현장을 지켜보며 쪽잠으로 하루하루 버텼습니다.

[이동현 / 알마티발 귀국 승객 : 애들도 총 맞아 죽고, 외국인도, 기자도 총 맞아 죽고. 짐을 싸 놓고 자고 그랬어요, 그냥. 두세 시간씩 자고 그랬어요.]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가까스로 한국과 문자로 교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동현 / 알마티발 귀국 승객 : 제 폰으로 문자교신을 할 수 있게 됐고 제 폰으로 아시아나 통제실하고 기장님하고 계속 교신을 했죠.]

이번 귀환 항공편에는 승객 39명과 승무원 8명 등 47명이 탑승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 국민은 43명입니다.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항공편 운항 재개를 위해 항공사 측과 알마티 한국총영사관, 그리고 정부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졌습니다.

덕분에 삼엄한 유혈사태를 뚫고 안전하게 알마티를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YTN 김혜은 (henis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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