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끝에 서는 본선 무대…‘영미 신드롬’ 다시 한번

김하진 기자

컬링, 다시 뭉친 ‘팀 킴’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에서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레이우아르던 | AFP연합뉴스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에서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레이우아르던 | AFP연합뉴스

“평창 이후 갑질·파벌 파문 등
더 단단해지는 계기 삼아 전진”
결과보다 과정 집중하며 준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는 ‘영미’였다.

영미는 당시 대표팀 소속이던 김영미를 가리키는 말이다. 주장이자 스킵인 김은정이 ‘리드’ 포지션인 김영미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그 이름이 가장 많이 불려 경기를 본 모두가 ‘영미’를 기억하게 됐다. 당시 은메달로 한국 컬링 최초의 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은 김은정, 김선영, 김초희, 김경애, 김영미까지 선수 모두가 김씨라서 ‘팀 킴’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다시 올림픽에 나서기까지 큰 시련을 겪었다.

‘팀 킴’의 리드인 김선영은 지난 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에서 “평창 이후 여러 가지 과정을 겪으면서 한 번 더 단단해진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팀 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부회장과 그 딸인 김민정 당시 대표팀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 등의 부당한 대우를 폭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가 시작됐고 김경두 일가는 결국 영구제명을 당했다.

이후 팀 킴은 소속팀을 잃었다. 원소속팀인 경북체육회와 연봉 협상 등에서 이견이 생겨 재계약하지 못했다. 뒤늦게 지난해 3월에야 강릉시청에 둥지를 틀었다. 평창 올림픽 당시 수준으로 기량을 끌어올리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평창에서는 국가대표가 되니 개최국 자동 출전권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출전권을 따내야 했다.

팀 킴은 뚜벅뚜벅 목표를 향해 걸어나갔다. 지난달 중순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본선 최종전까지 치른 끝에 간신히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믹스더블, 남자 컬링 모두 올림픽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팀 킴은 유일하게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평창 이후 4년 동안 팀 킴은 더 뭉쳤다. 김선영은 “베이징 올림픽은 올림픽에 다시 나가는 뜻깊은 자리다. 과거의 힘든 기억을 잊고 앞으로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올림픽 메달 목표를 금 1~2개로 잡았다. 컬링은 금메달 예상 종목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다시 한번 평창에서 일군 메달 신화에 도전한다.

임명섭 여자컬링 대표팀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은 선수들 스스로가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 좀 더 의미있는 대회”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4년 전에는 관중이 워낙 많이 응원해줘 상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는데 베이징에서는 우리 스스로 이뤄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더 집중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영은 “우리 팀 목표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평창에서처럼 한 경기 한 경기 차근차근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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