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어 윤석열·나경원까지 가세…때아닌 '멸공 챌린지'

이정숙 부산닷컴 기자 js021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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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나경원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나경원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의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발언이 정치권으로 넘어와 '멸공 챌린지'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한 데 이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멸치와 콩'을 카트에 담는 장면을 올렸다.

윤 후보는 8일 낮 이마트 이수점에서 카트에 라면과 통조림, 사과와 약콩, 멸치 등을 잔뜩 넣어 장을 봤다. 이 모습을 국민의힘 측은 언론에 배포했고 윤 후보 또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게시한 후 아래에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윤 후보의 이날 행보를 두고 최근 '#멸공' 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폭력·선동'이라는 이유로 삭제됐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정 부회장과 연관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웃으며 “집에서 가까운 곳이고, 오랜만에 오전 일정이 없었다” 등 답만 했을 뿐 정 부회장 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경원 전 의원도 윤 후보에 이어 이마트 장보기에 동참했다. 나 전 의원도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멸치와 약콩 등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국가 밖에 없을 텐데"라고 직접적으로 '멸공'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콩을 구입하는 인증 사진과 "주말엔 달파멸콩"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피자집 응원글을 적으면서 자기가 받은 카드 지갑이 빨간색을 띠자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 오해 말라"고 하는 과정에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표현을 해시태그로 언급한 바 있다. 이후 SNS 게시물에 '멸공’해시태그를 이따금 올렸다.

이후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측 경고 메시지를 캡처해 올리며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난 공산주의가 싫다"라며 게시물이 차단된 것을 암시하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부회장이 항의성 글을 올리자 '시스템 오류'였다며 말을 바꾸고 게시글을 복구했다.

이후에도 정 부회장의 '멸공' 게시물은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9일 인스타그램에 '넘버원 노빠꾸'라고 쓰인 케이크 사진을 올리고,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며 "걔네들을 비난 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말고 우리 다같이 멸공을 외치자"고 말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이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와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올리며 정 부회장과 윤 후보를 동시에 비난했다.

그러자 정 부회장도 조 전 장관의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리스팩'이란 해시태그를 달아 우회적으로 조롱했다. 스팩(respect)은 '존경'의 의미로 쓰이지만 자신을 공개 저격한 조 전 장관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또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모 회장이 '멸공'을 SNS에 올린 이후 윤석열 후보 ‘멸콩’, 이어서 나경원 전 의원까지 그냥 관종인 거죠"라며 "다음 주자는 누굴까요?"라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공정과 상식'이 망하자 '멸공과 자유'로 판갈이 중인 듯하다. 70·80년대 흑백TV 윤석열 검찰당 구호로는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이정숙 부산닷컴 기자 js021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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