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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후보도 임기말 대통령보다 지지율 낮다…참 이상한 대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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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까지 앞으로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여야의 어떤 대선 후보도 임기를 4개월 남겨둔 ‘임기말 대통령’의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하는 전례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긍정평가(지지율)는 41%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둘째주 이후 4개월만에 다시 40%를 넘어섰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 조사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5년차 3분기 평균 지지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8%, 김대중 전 대통령 28%, 노무현 전 대통령 27%, 이명박 전 대통령 23%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던 임기 4년차 4분기 지지율 평균은 12%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다른 대통령들 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반면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3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6%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5%를 기록했다. 1위 후보의 지지율이 현직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보다 5%포인트 낮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후보들이 유권자에게 정서적 매력을 주지 못하면서 비호감도가 높아졌고, 비전 제시에서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세론을 형성하지 못한 결과”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각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본인의 지지율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 비전회의'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 비전회의'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비호감도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68%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심상정 후보가 59%, 이재명 후보 58%, 안철수 후보가 54%를 기록했다.

이상일 케이스택컨설팅 소장은 “이재명ㆍ윤석열 후보 모두 도덕성 논란을 빚으며 확장성의 한계를 안고 있다”며 “토론회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후보들의 역량을 증명할 기회가 적어진 것도 유권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게 된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특히 윤 후보의 경우 50%가 넘는 정권교체 여론과 국민의힘 지지자도 결집시키지 못한 상황을 돌파하려면 토론 등에서 분명한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 고공행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많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3일 공개된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말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를 넘는 것은 국민들이 코로나 위기 극복을 하라고 힘을 모아준 것”이라며 “불확실성과 불안에 대해 대통령이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병실 확보를 압도적으로 해달라는 그런 요구가 실려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40% 지지율을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코로나 관리라는 특수 상황과 함께 대통령 개인의 팬덤이 강하게 지탱하는 구조”라며 “그런데 강력한 팬층이 임기말까지 유지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이 극렬 지지층만 바라본 폐쇄적 국정운영을 해왔다는 방증으로 볼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야권의 중진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한 반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며 "처음부터 100점이 목표가 아니라 40점, 50점을 목표로 뛴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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