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서 토지 정리까지…남욱, 대장동 개발 실무 주도읽음

이효상·유선희 기자

김만배·유동규 합류 돕고 법조계 인사 연결 ‘가교’ 역할

‘350억원 로비·700억원 약정 의혹’ 풀 열쇠될지 주목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막대한 배당 수익을 거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의 전모를 풀 ‘열쇠’로 꼽힌다. 남 변호사의 진술에 따라 검찰 수사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남 변호사는 오전 5시44분쯤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새벽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리면서 인천공항 입국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남 변호사는 공항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남 변호사 신병 확보로 검찰 수사는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핵심 4인방으로 꼽힌다. 정 회계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을 추진했고, 2012년에는 위례신도시 사업에도 관여했다.

과거 대장동 사업에 관여했던 복수의 관계자는 정 회계사가 한 걸음 뒤에서 사업을 설계하는 쪽이었다면, 남 변호사는 앞장서 실행에 옮기는 쪽이었다고 증언했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크게 인허가와 토지 지분 정리, 자금 확보로 나뉘는데 남 변호사는 인허가를 위한 대관 업무와 토지 지분 정리 작업을 주로 맡았다고 한다.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08년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것도 대관 업무 일환이었다.

남 변호사의 대관 활동은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의 대장동팀 합류로 이어졌다. 남 변호사와 평소 친분이 있던 천화동인 7호의 소유주 배모 기자가 2011년 현직 기자인 김씨를 소개했고, 3년 뒤 김씨는 대장동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남 변호사는 2010년 말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 소속이던 유 전 본부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민간개발로 정책 방향을 바꾸기 위해 유 전 본부장 등에게 선을 댄 것이다.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남 변호사는 법조 출입기자였던 김씨와 함께 대장동팀과 법조계 인사들을 잇는 가교 역할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4년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도왔다. 이때의 인연으로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의 소유주 조현성 변호사, 박 전 특검과 함께 법무법인 강남에 적을 두기도 했다. 2014년 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로 남 변호사가 입건되자 박 전 특검이 수사 단계 변호인을 맡기도 했다. 당시 예금보험공사가 시행사 대표인 남 변호사에 대해 배임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음에도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고, 1·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남 변호사 조사를 통해 350억원 로비 의혹과 700억원 약정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도 주목된다. 김씨는 회삿돈을 빼내 박 전 특검의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 A사에 109억원을 전달했는데, A사는 이 돈을 다시 건설업체 B사에 전달했다. 지난해 5월27일 B사의 나모 대표와 남 변호사는 같은 회사에 각각 26억원, 9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검찰은 ‘700억원 약정설’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한 유원홀딩스와 남 변호사 간 자금 거래 내역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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