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부산역 건물에 ‘이건희 미술관’ 조성하겠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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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전경. 부산 동구청은 부산역을 부산진역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산역사를 이건희 미술관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부산일보 DB 부산역 전경. 부산 동구청은 부산역을 부산진역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산역사를 이건희 미술관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부산일보 DB

부산 동구청이 부산역 건물을 이건희 미술관으로 조성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해운대구에 이어 동구가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부산시 내 이건희 미술관 유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24일 부산 동구청은 “이건희 미술관을 부산 원도심으로 견인하기 위해 장기적인 부산 대개조 계획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동구청은 부산역을 부산진역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부산역 건물을 이건희 미술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동구청이 이건희 미술관의 유치 카드를 꺼내든 배경은 '부산역 이전'이다. 이는 국가사업으로 진행되는 경부선 지하화 사업과 관련이 있다. 경부선 지하화 사업은 구포~부산진까지 이어지는 지상 16.5km 구간의 철도시설을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동구 내 부산역과 부산진역을 잇는 2.3km의 선로 구간은 사업에서 제외됐다. 이 구간을 지하화할 경우 초량천과 하천 관로를 피해 깊게 파들어가야 해 2조 원이 훌쩍 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선로 지하화 사업은 부산진역까지 이뤄지며 부산진역에서 부산역까지의 선로는 지상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동구청은 현 부산역을 부산진역으로 이전하고, 부산진~부산역까지의 선로를 들어내 기존 부산역 부지를 북항과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부산 도심을 지나는 지상 철도시설이 부산 원도심을 단절시키고 북항과 원도심 주민들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동구청은 부산역이 부산진역으로 옮겨가면서 용도를 잃게 될 부산역 건물을 재단장해 이건희 미술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역 이전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존 부산역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는 만큼 미술관 건물 신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원도심에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선다면 북항 재개발과 맞물려 원도심에 활력을 주고 진정한 국토 균형 발전에도 가까워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역은 하루 유동v인구만 6만 여명으로 접근성이 좋은 데다 기존 역사를 활용할 수 있어 이건희 미술관 부지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역사는 1만 6000평 규모로, 미술관이 들어서기에 충분한 부지다.

원도심 지자체들도 원도심의 미술관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다. 원도심 지자체장들은 최근 모여 이건희 미술관 원도심 유치에 뜻을 모았다. 원도심이 북항 재개발을 이끌고 있는 지금,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원도심에 미술관이 유치되어야 진정한 지역 균형 발전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오페라하우스에 이어 이건희 미술관이 원도심에 건립된다면 북항 시대에 맞춰 원도심과 부산 전역의 문화적 활력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북항에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서는 게 미래 북항 시대와 지역 균형발전에 옳은 방향이다”고 강조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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