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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장 괴롭힘 신고해도 신고자만 퇴사하는 상황 반복"

입력 2021-06-07 20:47 수정 2021-06-07 22:01

숨진 네이버 직원 '무슨 일' 있었나…오세윤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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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네이버 직원 '무슨 일' 있었나…오세윤 지회장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오대영


[앵커]

"임원 A씨와 미팅할 때마다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는 것 같다." 네이버 직원이 숨지기 전까지 주변에 해 온 말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네이버 노조 측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오세윤 지회장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반갑습니다.]

[앵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의 문제가 사내에서는 워낙 많이 알려져 있다면서요?
 
  • '가해자 지목' 임원, 이전부터 말 많았다던데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가해자 분께서 예전에 네이버 계열사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때도 이제 폭언이나 얼차려 같은 그런 문제들이 있었고요. 그래서 그 뒤에 다른 회사로 갔을 때도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처음에 이제 회사로 들어올 때 사람들이 많이 우려를 했었어요.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이분이 되게 들어오는 게 걱정이 된다 그렇게 해서 초기에 이제 직원분들께서 보도로 많이 나오고 있는 경영진, 경영진 C에게 이거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고 이제 경영진 C는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말을 하고 이거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을 지겠다'라고 하고 이제 입사를 시켰어요.]

[앵커]

네이버가 고객과의 소통은 잘하고 있다는 취지의 홍보를 해 온 것을 저는 기억합니다. 그런데 사내의 소통은 잘 안 되고 있는 겁니까?
 
  • '고객 소통' 강조…사내 소통은 안 되고 있나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이제 사실 저희 노조가 2018년에 생겼는데 그때 이제 저희가 많이 이야기했던 게 투명하게 소통하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내부적인 소통이 좀 원래 부족했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이번 일을 통해서 그게 훨씬 잘, 훨씬 문제라고 드러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처음에 채용할 때도 그 문제제기를 했지만 한 3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이제 고인을 비롯한 이제 그 조직의 팀장분들이 아까 경영진을 다시 찾아가서 이렇게 일을 해 봤더니 너무 이 사람 같이 일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너무 괴롭히고 이러기 때문에'라고 했는데 이제 거기에서 묵살이 됐고요. 그 뒤로 이제 많은 분들이 이제 저희 퇴사를 하셨어요. 퇴사를 하면서 퇴사 면담에서도 그 경영진이나 아니면 인사팀에 '이분 때문에 저 도저히 일을 못해서 나갑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개선이 안 됐고 불과 2개월 전에, 2개월 전에 조직의 다른 분이긴 한데 어쨌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를 했는데 결국 신고자만 퇴사를 하는 그런 일들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이거에 대해서 사실 올해 초에, 최고경영자 이해진 GIO와 한성숙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도 누구인지 지칭하지 않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있다. 오히려 사람들이 일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히려 이 사람 승진을 했다, 그 승진하는 과정에 있어서 이게 제대로 되는 거냐라고 했을 때 그냥 원론적인 답변만, 그냥 잘하고 있다는.]

[앵커]

그런데 이게 임원 한두 명의 문제인지 아니면 네이버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인지, 어떻게 보세요?
 
  • '네이버 기업' 구조적 문제 있는 건지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네이버 지금 직원분들께서 되게 공감을 하고 저희가 분향소 마련했을 때 지금 IT에서도 많은 분들이 애도를 표하러 오셨거든요. 그게 이제 비단 네이버 한 조직의 일이 아니라 나의 문제고 이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 IT의 보통 회사들이 스타트업에서 출발해서 이제 큰 회사가 되어가는데 그때 초기에 창업자를 중심으로 했던 그 이너서클, 그분들이 되게 강력한 권한을 갖게 돼요. 그래서 네이버도 마찬가지로 소위 C레벨이라고 하는 몇 명의 임원들이 그 권한을 다 갖고 있는데 이분들이 하나의 네이버의 딱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계열사의 대표를 겸직, 대표와 이사를 겸직하고 있거든요. 아마 저희 공시가 돼 있기 때문에 확인하시면 될 것 같은데. 단순히 이게 뭔가 전문적인 영역을 인정하고 각자의 영역을 가는 게 아니라 이게 한 사람이, 소수가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인사평가 이런 것들, 연봉 이런 걸 다 갖고 있다 보니까 옴싹달싹 못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이버가 취준생들 얘기를 들어보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립니다. 그만큼 가고 싶다는 거죠. 그리고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는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내용을 쭉 들어보면 실상은 전혀 다르네요.
 
  • 취준생들 '꿈의 직장'…실제 직장 내 현실은?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그냥 옆에서 보면 직원들끼리 서로 님이라고 부르고 수평하게 하니까 되게 수평하게 보일 수 있는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경영진이 쥐고 있고 그 밑의 사람들에게 평가권들이 이런 것들이 모두 가 있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잘못 보였을 때는 연봉이나 인센티브나 보상 이런 것들을 다 못 받게 되는 그런 구조기 때문에 뭔가 불만이 있어도 이야기하기가 힘들고 그리고 불만을 말해도 잘 해결되지 않는 이런 문제들이 있다 보니까 아마도 이번에 고인께서도 그런 선택을 했던 게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말을 해도 안 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무래도 그런 극단적인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게 아닌가,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사측도 따로 이번 사건 관련해서 자체 조사를 할 예정이죠? 지금 조사하고 있습니까?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사측은 진행하고 있고 저희는 오늘 기자회견 통해서 저희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를 했고요. 그래서 이분이 진짜 구조적인 문제, 그러니까 개인의 그냥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계속 지속해서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해결되지 않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는 걸 밝혔고 앞으로 더 진상조사를 하고 무엇보다 이제 재발방지를 해야 되기 때문에 회사의 노동조합과 함께,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사측이 진짜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딱 바로미터 하나가 이게 노동조합과 진짜 대책위를 구성해서 실제 내부 구성원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느냐. 왜냐하면 지금 이 문제가 견제되지 않는 권력에서 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그걸 견제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이걸 하겠다는 것 자체가 진짜 재발방지를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그 진정성 있는 모습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측의 자체조사도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화합섬유노조 네이버지부 오세윤 지회장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오세윤/네이버 노조 지회장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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