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학교 운동회 '명연설'···"인생은 항상 겨루기지만"

송윤경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오늘(23일) 11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올해 추도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유족과 정당 대표 등 100여명만 모여 최소 규모로 진행된다. 시민들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추도식에 ‘온라인’을 통해 함께할 수 있다.

23일 추도식에 앞서 노무현재단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연설과 미니다큐 등을 공개했다. 노무현재단은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가까웠으면 합니다”라면서 “재단에서 준비한 온라인 콘텐츠와 생중계를 통해 추모의 마음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이 공개한 온라인 콘텐츠 가운데 첫번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2008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대창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한 ‘승자와 패자’에 대한 연설이다.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하고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인생 철학이 드러난다.
아래는 연설문과 연설 장면이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연설문>

내가 7번 선거를 해서 네번을 졌거든요.

그런데 대통령도 했어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 인생은 항상 겨루기지만

반드시 항상 이기는 것만 좋은 것이 아니고,

진 사람도 다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사회, 그 사회가 좋은 사회이고,

한번 겨루기 해서 진 사람도 다음 겨루기에서 또 이길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 아니겠어요.

오늘 이기는 사람도 다음 질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은 좋지만 겸손하고 또 친구를 격려할 줄 알고,

오늘 진 사람은 다음에 또 이길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이긴 친구들을 축하하고 또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서 또 이기고,

또 꼭 달리기에서 못 이기면 공놀이에서 이기고,

공놀이에서 못 이기면 착한 사람 겨루기에서 또 이기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렇죠?

그래서 이기고 지는데 너무 집착하지 말고 여러분 첫번째로 최선을 다하시고 또 첫번째로 정정당당하게 규칙을 지켜서 오늘 열심히 겨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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