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봉준호 “홀가분하게 마무리…코로나 극복 중인 국민들께 박수”

인천|김경학 기자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세계영화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51)이 16일 귀국했다.

봉 감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전날 오전 10시50분(현지시간) 출발한 대한항공편을 타고 이날 오후 5시4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다. 입국장을 통해 들어선 봉 감독은 평소와 다름 없는 검은색 자켓, 바지에 회색 목도리를 한 차림이었다.

취재진을 향해 인사한 봉 감독은 “추운 날씨에 많이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작년 5월 칸부터 여러 차례 수고스럽게 하게 해 죄송한 마음이다. 미국에서 되게 긴 일정이었는데 홀가분하게 마무리돼서 이제 조용히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어 “아까 박수도 쳐주셨는데 감사하다.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계신 국민들께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저는 미국에서 뉴스로만 봤다. 이제 저도 손을 열심히 씻으며 코로나 극복 대열에 동참하겠다. 오는 19일 저뿐 아니라 배우분들과 스태프들 같이 기자회견 자리 마련돼 있다. 그때 차근차근 자세하게 많은 얘기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봉 감독의 금의환향을 전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취재진 80여명이 모였다. 일반 시민 수십명도 봉 감독의 귀국 모습을 보기 위해 모였고, 자신의 휴대전화에 봉 감독의 모습을 담았다.

봉 감독이 제작·감독·각본을 맡은 영화 <기생충>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대사 대부분이 영어가 아닌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기생충>이 처음이었다. 한 영화가 예술성 위주로 평가하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예술성·대중성 모두 평가하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석권한 것은 세계영화사에서 <마티>(1955)에 이어 두 번째였고, 한 사람이 한 해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 4개를 받은 건 1953년 월트 디즈니 이후 67년 만이었다.

봉 감독은 오는 19일 배우 송강호씨·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한진원 작가·이하준 미술감독 등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봉 감독을 제외한 배우·제작진은 지난 12일 귀국했다.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봉 감독은 미국에서 추가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귀국했다.

이들은 2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축하와 함께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께 자부심과 용기를 주어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우리 영화인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펴고 걱정 없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하겠다”고 축하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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